요가 입문, 그리고 2019 지도자과정
이지선 19-12-07 01:17

이 글은 간결하고 체계적인 안내서 같은 글은 아닙니다. 그저 담백하게 제가 지금껏 느낀 경험을 진솔하게 이야기 해보고 싶어서 적는 글입니다. 부족하지만 제 이야기에 공감하고 그 안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분이 있기를 바라봅니다

저는 약 10년 정도 생활체육을 꾸준히 해 온 사람입니다.

박진감이 넘치는 운동을 좋아하고 러닝이 좋아 하루에도 5~10키로 이상은 꾸준히 뛰어 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몸을 잘 쓰지 못하고 오직 집념으로 운동을 하던 습관에서 비롯됐습니다. 멈추고 내려놓아야 하는 때, 혹은 더 전진해야 하는 때를 모르고 운동을 했습니다.

운동 전후에도 충분히 몸을 풀어줘야 했는데 그 과정이 귀찮아서 팔다리 몇 번 휙휙- 휘둘러서 끝내버리곤 했습니다. 그 습관이 십년 정도 이어지면서 슬슬 몸이 비명을 지르더군요.

3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관절과 인대에 손상이 많고 몸이 지나치게 타이트해서 파스치모타나아사나(앉은 전굴 자세)에서 손이 발끝에도 닿지 않는 지경이 됐습니다

결정적으로 발목 인대가 한번 크게 파열되면서 반년정도 다리를 살짝 절면서 보행했고 그 결과로 허리, 골반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운동을 중단하게 되면서 느끼는 우울감은 말도 못했을 정도였습니다. 만약 다리가 이대로 낫지 않아서 평생 운동을 즐기지 못하고 살게 된다면? 그 당시 두려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까요? 그 정도가 돼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인간의 신체는 판타지가 아니구나. 쓰면 쓸수록 강해지는 게임 캐릭터 같은 것도 아니더군요. 태어나는 순간 언박싱한 제품처럼 중고 소모품이 되는 것입니다. 관건은 누가 더 애지중지 잘 달래가며 평생을 소중하게 사용하느냐. 였죠


내 몸을 사랑하고 달래주자.

그 첫 번째 관문이 요가였습니다.

인간이 타인을 사랑할 때 얼마나 많은 관심을 쏟을까요? 그 사람의 눈빛, 표정, 손짓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기분을 살피고, 작은 미소에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겐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돌이켜 보면, 그 동안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돌보지 않았다고 밖에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처음 요가 수업을 듣던 날이 생각납니다. 스스로 움직임을 바라보라는 말에 큰 충격을 느꼈습니다. 호흡할 때도 복부, 흉곽의 움직임을 바라보았고, 가만히 서 있는 자세에서도 눈을 감고 몸이 끊임없이 중력에 저항하며 바로 서려는 노력을 보았습니다. 흔들림 속에서 균형을 찾아가며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마저 움직이고 있던 내 몸이 경이로워졌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다짐했습니다. 평생 요가를 수련해보자. 느리더라도 꾸준히 간다면 분명 내 몸은 변화 할 것이다. 그런 직감을


왜 김희정 요가원 이었을까?

당시 회사를 퇴직하고 잠시 시간제 일자리로 요가원에서 인포데스크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저는 타고난 성향이 겁이 많은 초식동물 같은 사람입니다. 의도치 않게 새로운 환경과 사람을 대할 때는 조용히 관찰하는 습성 같은 게 발휘됩니다. 요가원 강사님들을 보면서 굉장히 안정된 심성과 그 속에 있는 단단함을 찾았습니다. 요가를 오래 수련하면 모두 저렇게 변하는 걸까? 호기심이 생겼고 점차 수련 시간을 늘리며 강사 수련도 함께 하게 됐습니다. 어느 순간 그 패턴이 저의 생활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아사나에 대한 좌절도 있었고 고통도 컸지만 점차 열리는 몸과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지도해 주시는 원장님에 대한 신뢰가 쌓였습니다.

다치지 않게 올바르게 몸을 쓰는 법을 배우고, 철저히 해부학적인 이론으로서 다가가는 요가에 대한 흥미도 더 커졌습니다. 저는 막연한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고 납득되지 않으면 실행할 수 없는 고집을 가졌기에 제 궁금증을 무시 하지 않고 늘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참 감사했습니다

특히, 김희정 원장님은 지도자가 학생에게 줘야할 가장 큰 믿음 실력이 있었습니다.

잘하는 사람을 더 잘하게 하는 것도 실력이지만 못하는 사람을 이해시키고 따라오게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실력이며 타고난 재능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 부분에서 신뢰가 두터웠기에 망설임 없이 2019년 지도자 과정을 등록하게 됐습니다.

 

단순히 수련자에서 요가 지도자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지도자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을 지나는 것과 같음을 느낍니다.

처음 요가 철학을 배우게 되면 여러 가지 이론이 있고, 그 중에서도 파탄잘리의 요가 8단계 중 Asteya라는 라는 금계(禁戒)를 배웁니다. 단순히 풀이하면 도둑질을 하지 말라는 말이 됩니다. 하지만 요가 지도자에게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원장님이 풀이하여 가르치는 철학을 빗대어 표현하자면 지도자가 수업준비를 하지 않고 불성실한 것은 학생의 시간을 뺏고 도둑질 하는 것이기에 요가 철학에 위배 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강사들은 매순간 회원들의 시간을 도둑질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죠

, 이 글을 보고 있는, 요가 지도자의 길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은 그 정도의 노력을 할 결심을 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저 적은 시간 일하고 돈을 버는 모습이 좋아보여서, 외향을 가꾸고 보이는 직업이라서, 혹은 유연하고 화려한 아사나를 뽐내고 싶어서 라는 이유로 강사의 길을 가려고 하신다면 극구 말리겠습니다. 아니, 김희정 요가원에서 지도자 과정을 수료하는 것은 추천 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의 수료 후기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소위 말해 빡쎈과정입니다. 매회 이론시험과 실기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어요. 단단한 결심이 서 있지 않고서는 이 대장정을 무사히 끝낼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단단한 결심만 서 있다면, 본인이 포기 하지 않고 노력하려는 의지만 보인다면 원장님은 그 누구도 낙오시키지 않고 끝까지 끌어주십니다. 적어도 한 사람이 지도자의 몫을 해 낼 때까지 AS를 해주십니다.

저는 정말 뻣뻣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요가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농담을 하는 줄 알았을 정도로 암담한 몸을 가지고 있었지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유연했던 적이 없었지만 바른 정렬과 원장님의 핸즈온을 통해 정말 새롭게 태어났다 싶을 정도로 많이 변화했습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유연성이 아닌 수련을 통해서 성인도 충분히 신체가 변화하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요. 내려놓을 때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슴을 열고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용기를, 혹은 고통을 인내하며 더 나아갈 수 있는 의지를 다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려한 이름에 현혹되지 말고, 단순히 가격을 보고 비교하지 마세요, 배움에 있어서 가성비는 없다고 합니다. 많이 경험해 보고 직접 수업을 듣고 돌아다니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선생님들이 지도자 과정은 이수했는데 수업을 못해서 아사나를 사고팔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혹은 나는 그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이 많아서 처음부터 시작하긴 아깝고 멀리 가기엔 부족하다고 느끼는 애매한 위치에 있으신가요? 구하는 만큼 얻게 되실 거 에요. 강사 생활을 하면서도 느끼는 의문에 늘 명쾌한 대답을 해주시는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대장정을 함께 해준 나의 동기 별샘 너무 감사드리고 함께해서 일 년 동안 너무 행복했어요, 언니로서 많이 챙겨 주지 못한 거 같아서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도자 과정 전 기수 선생님들 정말 끝까지 후배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은 도움이나마 주시려고 하는 모습은 늘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선생님들의 많은 조언과 배려 잊지 않겠습니다! 요가는 경쟁이 아닌 함께 호흡하고 나아가는 것이라는 걸 선생님들을 통해 매번 배우고 깨닫습니다. 늘 진심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사랑해요.

그리고 김희정 원장님!

매트위의 자세가 삶의 자세를 닮는다는 말처럼 바른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5월의 어느 오후에 봄처럼 웃던 이유에 대해서
2019년 지도자과정 후기